# 1
"형! 왜 그렇게 목소리에 힘이 없어?"
"아녀. 내가 왜~애?"
"왜긴 뭐가 왜여. 다 죽어 가잖어요."
"아녀. 누워 있어서 그려."
"누워 있어요?"
"그려. 불러 주는 사람도 없고 가고 싶은 데도 없고 그렇다. 너는 어떠냐?"
"나도 그렇지요 뭐. 불러주는 사람도 없고, 가고 싶은 데도 없어요."
"푸하하. 그럼 우리 볼까?"
"그럴까요?"
사실, 저녁 약속이 있었다.
그다지 기분 좋지 않은 일도 있어서 멀리 움직이기 귀찮았지만, 다 죽어가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전화를 끊을 수 없어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저녁 약속을 취소하고 지하철 2호선에 몸을 실었다.
일요일 오후의 2호선에서 나는 운 좋게도 빈 자리에 앉을 수 있었고, 읽다가 만 하루키의 1Q84의 나머지를 가는 동안 읽었다. 신림역에 먼저 도착했다. 선배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한다. 지하철 출입구에서 찬바람이 쉬임없이 불어왔다.
# 2
"뭐 먹을래? 조개구이 먹을래?"
"좋지요."
멀리 골목 한쪽 어름에 해물탕집이 보였다.
"해물탕 먹을래?"
"저야, 회 말고는 다 괜찮은데요. 일단 주류(酒類)먼저 정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야, 야. 술은 무조건 소주지!"
"그럼 아무래도 국물있는게 낫지 않겠어요?"
"그래? 그게 날까?"
걷다보니 제법 큰 포장마차가 보였다. 조개구이 집이다.
"어, 내가 오다가 너랑 여기 갈까 하고 봐뒀었거든. 어때 보이냐?"
"조개 구이도 괜찮지요. 형은 어때요?"
"난 다 괜찮어."
"근데 좀 추워 보이는데요. 난로도 없고. 덜덜 떨며 술먹긴 좀 그렇잖아요."
"그지?"
하여, 우리는 걸음을 돌려 해물탕을 먹으러 갔다.
해물탕집에 들어서자 선배는 크게 외쳤다.